서한 초기 청동 거울 제작과 국가 정책의 상관성
경희대학교 한국 고대사 고고학 연구소
202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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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 초기 청동 거울 제작과 국가 정책의 상관성
송현서 (경희대학교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진은 서한(西漢) 초기 청동 거울 제작 과정을 분석하며 정치와 산업의 상관성을 새롭게 밝혀냈다. 안후이성 루안 지역의 두 묘지에서 출토된 40점의 판치경(蟠螭鏡)에 대한 금속 성분과 동위원소 분석 결과, 제작 방식은 시기별로 크게 달라졌다. 초기에는 초(楚)나라 전통을 잇는 고납·저주석 합금이 사용되었으나, 이후에는 저납·고주석 합금으로 바뀌며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생산 체계가 자리 잡았다.
이러한 변화는 문제(文帝)와 경제(景帝)의 휴양정책과 긴밀히 연결된다. 무거운 세금을 줄이고 지역 산업을 장려한 정책은 거울 제작 같은 수공업의 성장을 가능하게 했으며, 이는 훗날 무제(武帝)의 군사적 팽창을 뒷받침하는 산업 기반이 되었다. 즉, 한 제국의 국력은 갑작스러운 성장이 아니라 전대 황제들의 정책적 안정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연구는 또한 거울의 성격 변화를 보여준다. 전국시대까지 제사가 중심이었던 청동기는 점차 생활용품으로 대체되었고, 거울은 귀족적 의례품에서 대중적 상품으로 변모했다. 판치경의 확산은 단순한 장신구 유행이 아니라, 예술과 철학, 그리고 국가 권력이 교차한 결과였다. 이번 연구는 서한의 정치와 산업, 그리고 문화가 긴밀히 맞물려 새로운 제국의 토대를 이루었음을 실증적으로 제시한다.
기사발간일: 2025. 09.17
출처: Archaeology News Online Magazine
원문: https://archaeologymag.com/2025/09/ancient-panchi-bronze-mirrors-china/
*본 게시물은 해당 기사 및 내용을 요약한 것으로 연구소 및 학계 견해와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